AI 에이전트 코딩에 중독 되었다.
며칠 전부터 AI 에이전트로 이것저것 만들어보는 재미에 밤낮을 잊고 지낸다.
코드를 짜고, 프롬프트를 다듬고, 에이전트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2024년에 밤을 새우며 플레이했던 게임 <사이버펑크 2077>이 떠올랐다.
게임 속 주인공은 머리 뒤편에 메모리 칩을 삽입해 타인의 기억을 들여다보고, 신체 모듈을 업그레이드하며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그때는 그저 먼 미래의, 매혹적인 SF 세계관 속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요즘 내가 컴퓨터 앞에서 하고 있는 작업이 딱 그 게임의 '마이너 버전'이라는 확신이 든다.
칩을 갈아 끼우듯, AI에게 영혼을 불어넣는 일
지금의 에이전트 코딩 세계가 딱 그렇다.
- 메모리(Memory)를 심어 과거의 맥락을 기억하게 만들고,
- 필요한 스킬(Skill) 모듈을 장착해주며,
- 행동의 기준이 될 지침(Instruction)을 주입한다.
정말 소름 돋는 건,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코딩 기술이나 화려한 툴이 아니라는 점이다. 핵심은 '이 에이전트로 어떤 목적을 달성하겠는가'에 대한 설계자의 의지다.
완벽한 프로덕트를 만들어내는 힘은 기술의 숙련도가 아니라,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집요함에서 나온다. 구조를 짜고, 예외를 처리하고, 에이전트의 행동을 교정하는 그 지독한 집요함 말이다.
무서운 속도, 그리고 도파민의 폭발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문득 재밌는 가설이 스쳤다. Claude를 만든 앤트로픽(Anthropic) 연구원들도 혹시 이런 몰입과 집요함을 이끌어내기 위해 인간의 ADHD적 특성을 자극하도록 AI를 설계한 건 아닐까?
그만큼 요즘 이 세계는 빠르고, 무섭고, 무엇보다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이 미친 듯이 솟구친다. 예전 같았으면 *"이걸 구현하려면 기획은 어떻게 하고, 아키텍처는 어떻게 짜고, 개발 기간은 얼마나 걸릴까?"* 고민만 하다 지쳐 포기했을 일들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머릿속에 스친 아이디어가 무엇이든, 정말로 '뭐든지'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아니, 자신감을 넘어 실제로 내 손으로 결과물들을 뚝딱 만들어내고 있다.
나조차도 무서워지는 밤
원하는 대로 살아 움직이는 에이전트들을 보고 있으면 문득 소름이 돋는다. '진짜로 내가 이걸 만들어냈다고?' 하는 생각이 들 때면, 나 자신도 내가 무서워질 때가 있다.
과거 SF 영화 속 과학자들이 인공지능을 완성해 가며 느꼈던 경외감과 공포가 이런 감정이었을까.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의 파도 위에서, 오늘도 나는 도파민에 취해 또 다른 에이전트의 메모리 칩을 깎고 있다.
이 짜릿한 두려움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